
제사는 밤중에 지내잖아. 제사를 다 지내구서 집에를 가는데 불이 번쩍번쩍 하더래. 그래서 도깨비에 홀려가지고 그 불을 따라 가느라고 냇가 꼴창, 산비탈 이런 데로 갔대. 그 불이 붙잡을 듯하면 쫓겨가구 붙잡을 듯하면 쫓겨가구 그러드래. 그래 밤새도록 헤매구 옷을 다 휘말아가지구 그 도깨비를 붙잡았대요. 붙잡구서는 집을 찾아 갈래니까 찾아갈 수가 없어서 산을 헤매다가 날이 새서 보니까 빗자루가 다 닳아서 요만한 몽둥이드래. 그거이 도깨비 노릇을 밤에 했드라구. 그 도깨비는 빗자루가 사람의 손때가 묻어가지구 도깨비 행세를 했대.
(제보자: 고장옥, 관교동 여 71세)